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의 확산은 교육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특히 예술교육 영역에서도 AI는 새로운 창작 도구이자 학습 보조자로 활용되며, 교사의 역할 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그러나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 교사가 지닌 정서적 공감 능력, 창의적 사고 촉진 능력, 문화적 맥락 전달은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교사와 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AI 활용 수업에 교사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2%에 달했습니다. 이는 AI 시대에도 예술 교사의 역할이 여전히 핵심적임을 보여줍니다. 본 글에서는 AI 시대 예술 교사의 역할을 창의성 촉진자, 정서·윤리적 길잡이, 융합 교육 설계자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창의성 촉진자: AI와 인간의 상호 보완
창의성 촉진자로의 AI는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음악 작곡, 그림 제작, 디자인 분야에서는 이미 AI가 인간의 창작을 보조하거나 새로운 영감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AI는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동기’나 ‘의미 부여’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때 예술 교사의 역할은 AI를 도구로 활용하면서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술 수업에서 AI 도구를 활용해 여러 가지 스타일로 그림을 변환한 뒤, 학생들이 그 결과물을 해석하고 새로운 작품으로 재구성하도록 지도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히 결과물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사례에서는 ‘AI와 함께하는 작곡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이 AI가 만든 멜로디를 바탕으로 가사를 쓰고 편곡을 하도록 했는데, 프로그램 이후 학생들의 자기 평가에서 ‘작곡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응답이 74%에 달했습니다. 이는 AI가 창작 과정의 일부를 제공하고, 교사가 그 과정을 창의적 학습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습니다.
정서·윤리적 길잡이: 인간성의 중심
AI 시대에도 예술 교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정서적 지지와 윤리적 교육입니다. 예술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감정을 공유하고, 인간적 경험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AI는 감정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진정성 있는 공감과 도덕적 판단을 제공하기는 어렵습니다. 예술 교사는 학생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그림이나 연극 활동에서 학생들이 겪는 좌절과 성공을 교사가 공감적으로 피드백할 때, 학습자는 자기 이해와 정서적 회복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교육적 가치입니다. 또한 예술 교사는 AI 윤리와 창작의 경계를 지도해야 합니다. 최근 AI가 만든 작품이 예술 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창작의 주체’ 논란이 일어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AI를 활용한 작품은 어떤 기준으로 저작권을 인정해야 하는가?’, ‘창작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윤리적 성찰을 유도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교육을 넘어, 학생들이 AI 시대의 창작자로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역할입니다.
융합 교육 설계자: 새로운 학습 환경의 창조
융합교육 설계자로서 AI 시대 예술 교사는 더 이상 단일 영역의 지식 전달자에 머물지 않습니다. 과학, 기술, 공학, 수학과 예술을 융합한 STEAM 교육이 확산되면서, 교사는 학문 간 경계를 연결하는 설계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예술과 AI를 접목한 융합 수업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프로그래밍을 통해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를 제작하거나,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음악적 패턴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업은 예술적 감수성과 과학적 사고를 동시에 강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는 ‘AI 기반 무용 퍼포먼스’를 기획했습니다. 학생들이 AI로 생성한 영상과 음악을 활용해 안무를 창작하고 무대에 올리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교사는 기술 활용과 예술적 해석을 연결하는 가이드 역할을 했고, 학생들은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이후 학습자들의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협업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앞으로 예술 교사는 수업을 설계할 때 AI 도구 활용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흥미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 교육 환경을 창조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교과 교육을 넘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AI 시대에도 예술 교사의 역할은 여전히 핵심적입니다. 교사는 AI를 창의성 촉진의 도구로 활용하며, 학생들의 정서적 성장을 지원하고, 윤리적 성찰을 지도하는 동시에 학문 간 융합 교육을 설계하는 중심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다양한 현장 사례는 교사가 AI와의 협력 속에서 새로운 교육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교육 당국과 학교는 예술 교사가 AI 시대에 맞는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수와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학부모와 지역사회는 교사의 변화를 이해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AI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인간 교사의 역할은 대체 불가능합니다. 예술 교사는 AI 시대에도 학생들의 창의적 성장과 인간적 성숙을 이끄는 핵심 안내자이자 교육의 중심축으로 남을 것입니다.